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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모순을 읽는 밤>-소멸, 유령, 작가적 귀환의 가능성

11/02/2017

<모순을 읽는 밤>
-소멸, 유령, 작가적 귀환의 가능성

나는 책입니다
나의 한 페이지를 읽어주려 합니다.
소멸과 죽음 앞에서 다시 욕망의 가능성을 끌어낸다.
그러나 그 욕망의 어찌할 수 없는 

자유로움과 고독에 대해.
믿었던 모든 것들에 대한 폐기로부터 출발한다.
하나의 죽음을 맞이한다.
부활까지는 긴 밤과 새벽을 기다려야하고
우리는 유령을 소환할 수 밖에 없다 혹은 

존재의 가능성을 참지 못하고 뚫고 터져 나오는 

유령적 존재의 꿈틀거림.
유령은 낮과 새벽 사이에 나타나
돌아다닌다 혹은 방황한다.
살아있는 것도 죽어있는 것도 아닌 중간의 존재.
사이의 존재.
존재의 불확정적인 형태 안에서 

작가적 귀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려한다.
모든 것은 확실하게 존재할 수는 없다.
존재와 형태의 확실한 집이란 없다.
여기서 나는 내팽개쳐진 존재, 노숙, 

거리에서 자는 사람을 본다.
그는 유령의 잠재태이다.
혹은 존재의 결말, 소멸을 향해가고 있는 자이다.
이성도 감성도 몽롱하게 취해버린 가수면상태에서 

그는 유령적 정신과 접신한다.
유령은 그의 짝패.
유령은 그의 쌍둥이
유령은 그의 그림자
유령은 소환된 과거의 존재, 불확실한 미래의 존재.
그러나 그는 실체보다 강력하다.
한편, 반대편에서는 기도를 통해 간구를 구한다.
신의 존재에 자신을 맡긴 다기 보다 모든 불확실한 믿음 가운데서 자신을 그저 자신의 집으로 돌려보내고자 하는 스위트 홈의 꿈을 꾼다.
이 편에서는 기적을 믿을 수 밖에 없는 시대에 왔다, 라고 통성으로 외친다.
기적이라는 도약이 아니고서는
현실의 광기들과 천박함을 견딜 수 없기에
도래하지 않을 꿈임을 내심 짐작하면서도
기적이라는 것을 믿는다, 라고 스스로 믿는 것이다.
이 도약적 기적의 지옥 버전이 유령적 존재이다.
신의 영역에서 부정당하고 

기도의 햇살 옆에 앉을 수 없는 

존재.
모든 죄스럽고 나약하고 유한한 목숨들이 유령이다.
그러나 신이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죄 많은 곳에 은혜가 넘친다.
이 밤거리 거리들을 맨발로 걸어 다니면서
유령은
이 자본주의 죄악의 거리들에 은혜를 간구한다.
걷는다는 것은 사실 간구한다는 것이다.
이 땅을 보아주소서 !
이 유령들을 살펴주소서 !
이 어둠을 밝히소서 !
기도와 맑스는 어떤 관련이 있는가.
맑스에게 기도는 자본주의 주술같은 것이다.
현재의 교회에는 자본주의의 찬란한 꿈이 지배하고 있다.
안락한 현실과 궁극에는 보장된 천국의 유토피아까지.
그러나 유령의 기도는 자본주의 주술의 소환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우주에서 떨어져 나온 폐허의 행성들,

파편들에게 전하는 인사이다.
축하드립니다, 당신들은 드디어 세계에서 유배되셨고 고립되었으며 고독에 갇히게 되어 영원한 우아함을 입었습니다.
당신들의 자유를 이제 자본주의 시계의 재생산을 굴리는데 쓰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고양에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들은 진정으로 다시 태어난 존재들인 것입니다.
이 세계에서 일상의 순간들은 너무나 비루하고 지루하고 고루하여 우리는 예술로 고양된 순간들을 만들어 영혼의 숨구멍을 터놓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예술은 한편 아이 같아야 해서 순진무구하고 선악 구별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의 작가적 가능성이 귀환할 수 있는 것입니다. 

-

2016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2017년 <행방불명인도>를 통해 '유령'에 관한 신체적 작업들을 진행해왔다. 이것은 짧은 작가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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